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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tone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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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신문 210401] 도심 속 멈춰진 시간 우리옛돌박물관

작성자 : 우리옛돌박물관 | 작성일 : 21-04-10 10:27 | 조회수 : 9,675

얼핏 보면 수많은 돌인 듯하지만 낮과 밤에 따라,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다른 느낌과 기운을 내뿜는 석조물이 있다. 오랜 세월 이 땅을 지켜오며 시대의 환난과 영광을 함께해온 옛 돌이다.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우리옛돌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염원이 담긴 석조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1000여 점의 옛돌 사이를 거닐다 보면 민족의 숨결과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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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우직하게 지켜온 석조유물

옛 돌조각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삶의 가치와 민족의 염원이 담겨 있다. 옛 돌조각의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매료되어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국내외로 흩어진 한국 석조유물을 수집해온 우리옛돌박물관은 2000년 경기도 용인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석조유물 전문 박물관 세중옛돌박물관을 모체로 한다. 석조유물, 자수, ·현대미술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소개하기 위해 2015년 서울 성북동 언덕에 우리옛돌박물관으로 재개관한 뒤 석조유물 1250, 자수 작품 280여 점, ·현대회화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문화재를 전시한 환수유물관부터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 석탑, 불상 등 다양한 돌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석조유물뿐만 아니라, 규방 문화의 결정체인 전통 자수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의 회화작품도 함께 전시하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옛 돌조각을 사찰의 장식이나 묘제석물로만 여기던 전통적인 시각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선인들의 삶의 철학과 지혜를 현재 우리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긴 세월 우리 땅에 있어온 돌과 사람의 이야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삶의 가치 그리고 수복강녕을 향한 선인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곳에 온전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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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돌사람의 묵직한 존재감

환수유물관, 동자관, 벅수관, 자수관, 근현대회화관, 야외 전시관으로 구성된 우리옛돌박물관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1층 환수유물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다 돌아온 문인석 47점으로 채워져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왕릉에 세워졌고 조선시대 양반가의 무덤에서도 나타난 문인석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다수가 일본으로 밀반출되거나 헐값에 팔려나갔다. 때문에 주로 한 쌍으로 제작되는 문인석이지만 짝을 잃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문인석의 크기는 무덤 주인의 신분을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묘에 세울 수 있는 석인과 석물의 크기가 신분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됐다. 170의 문인석은 영의정이나 좌의정까지 오른 이들이 세울 수 있었다. 185의 문인석은 왕가에서나 세울 수 있었다. 문인석이 제작된 시기는 관모나 관복 모양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데 네모난 관모를 쓴 것은 조선 초기부터 중기까지 제작된 것이고, 둥근 관모를 쓴 것은 중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2층에는 장군 모습을 한 석인이 중앙에 우뚝 서 있다. 주로 왕가의 무덤을 지켰던 장군석이다. 190가 넘는 키에 갑옷을 입고 칼을 찬 모습이 근엄하고 당당하다. 정면에 보이는 칼자루와 두 어깨에는 도깨비 얼굴이 새겨져 있다. 1층에서 봤던 문인석들보다 큰 규모에 정교한 조각이 인상적이다

장군석을 지나 동자관으로 들어서면 앙증맞은 석상들이 늘어서 있다. 아이들을 조각한 동자석이다. 동자석 역시 문인석이나 장군석처럼 왕실 가족이나 사대부 묘역에 놓인 석물이다 

옛사람들은 천의를 입은 동자가 죽은 자와 무덤을 찾는 참배객 사이를 오가며 심부름을 한다고 믿었다. 쌍상투를 튼 동자들이 들고 있는 다양한 지물에서 옛사람들의 소망을 읽을 수 있다.

동자관을 나오면 벅수관이다. 벅수는 마을 어귀에 세웠던 돌로 된 장승을 가리킨다. 옛사람들은 마을 어귀나 길가에 사람 얼굴을 한 벅수가 있으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이나 잡귀들이 겁을 먹고 마을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믿었다. 또한 재화를 막고 복을 가져다주는 신비스러운 힘이 있다고 여겨 벅수에 크고 작은 소원을 정성스레 빌었다. 악귀를 쫓는 역할을 한다지만 그 생김새는 수더분하고 익살스럽다. 양반가의 문인석처럼 전문 석공이 조각한 것이 아닌 주민들이 모여 만든 만큼 정교함은 부족하지만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멋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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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정원에서 즐기는 사계절 산책

실내 전시관 관람을 모두 마치면 야외 정원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이어진다. 박물관 3층과 이어진 야외 전시장 돌의 정원은 남산 정상에 우뚝 솟은 N서울타워부터 멀리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경이 일품이다. 돌로 된 언덕을 가꿔 만든 5000여 평의 정원에 실내 전시관 못지않은 수많은 석조 유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있었다

실내에서 봤던 문인석과 장군석, 동자석, 벅수뿐만 아니라 궁이나 능묘를 지켰던 석수, 불상과 석탑, 기우제를 지냈던 기우제단 등 다양한 유물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며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에 닳고 닳아 눈, , 입의 형체가 거의 사라진 돌사람도 있고, 양어깨에 초록빛 이끼가 내려앉은 돌사람도 있다. 구석구석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한켠에는 투구와 갑옷을 입고 검을 손에 쥔 장군석을 볼 수 있다. 한 세기 전 일본으로 팔려갔다 뒤늦게 환수된 만큼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우리옛돌박물관은 해외에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한국 석조유물의 학술적 연구와 조사를 통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옛 돌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고,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계절 아름답게 옷을 갈아입는 옛 돌의 신성한 매력을 발견하며 심신의 피로를 풀고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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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옛돌박물관 엿보기

 

개관 : 2015년위치 서울시 성북구대사관로 1366

운영 : 매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www.koreanstonemuseum.com